우리 아이 열성경련, 
혹시 부족한 영양소가 
있을까요?


소아응급실에서 부모님들께 자주 받는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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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배우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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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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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서울성모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

열이 나 응급실을 찾는 아이들을 매일 진료하며, 열성경련으로 놀란 부모님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진료실에서 얻은 경험과 최신 연구를 쉽게 풀어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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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성경련, 무엇이고 얼마나 흔할까요


진료실에서 아이가 열이 나다가 갑자기 눈이 돌아가고 팔다리가 뻣뻣해지며 떠는 모습을 처음 본 부모님은, 그 몇 분을 평생 잊지 못할 만큼 놀라십니다. 이것이 바로 열성경련(febrile seizur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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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경련은 뇌 자체의 감염(뇌수막염 등)이나 대사 이상 없이, 열을 동반해 나타나는 경련을 말합니다. 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60개월) 사이에 나타나며, 이 시기에 열 나는 소아의 약 5~7%가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합니다. 다시 말해, 특별히 아픈 아이만 겪는 일이 아니라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이에게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소아기에 가장 흔한 형태의 경련입니다.
열성경련의 두 가지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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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열성경련 — 전신에 나타나고, 10분 이내로 짧으며, 24시간 안에 반복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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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열성경련 — 신체의 일부에서만 나타나거나,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에 두 번 이상 반복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단순 열성경련은 대부분 후유증 없이 좋아지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다만 왜 어떤 아이는 같은 열에도 경련을 하고 어떤 아이는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최근 연구들이 흥미로운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가고 있습니다.

2. 응급실에 온 아이, 이렇게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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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경련으로 응급실을 찾는 아이는 소아응급 진료에서 매우 흔한 경우입니다. 대부분은 도착하기 전이나 도착 무렵 이미 경련이 멈춰 있고, 아이는 잠깐 처지거나 잠든 듯한 상태로 옵니다. 

저희가 진료실에서 확인하는 순서는 대략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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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전과 활력징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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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맥박, 체온, 산소포화도를 먼저 봅니다. 경련이 지속 중이라면 기도를 확보하고 필요한 응급 처치를 우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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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열의 원인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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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중이염, 요로감염, 장염 등 열의 원인에 대한 진찰을 합니다. 열성경련 자체보다 '무엇 때문에 열이 났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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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험 신호 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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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뻣뻣한지, 의식이 계속 처지는지, 경련이 한쪽으로만 왔는지 등을 살펴 뇌수막염 같은 신경계 질환을 감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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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필요 시 혈액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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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수나 전해질·영양 부족 상태가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철분, 마그네슘 같은 수치가 낮게 나오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집에서 아이가 경련을 할 때, 
부모님이 기억하실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열성경련은 몇 분 안에 저절로 멈춥니다. 아이를 옆으로 눕혀 침이나 토한 것이 기도를 막지 않게 하고, 주변의 위험한 물건을 치워 주세요. 입에 손가락이나 물건을 넣지 마시고, 억지로 붙잡거나 팔다리를 펴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능하면 몇 시에 시작해 얼마나 지속됐는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기억하거나 짧게 영상으로 남겨 두시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럴 때는 바로 병원으로 — 경련이 5분 이상 이어지거나, 멈춘 뒤에도 의식이 잘 돌아오지 않거나, 호흡이 힘들어 보이거나,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될 때는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 주세요.

3. 연구가 말해주는 것 - 열성경령 아이에게 부족했던 영양소들


"열이 났다고 다 경련을 하는 건 아닌데, 왜 우리 아이만 그럴까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최근 여러 나라의 연구진이 열성경련을 한 아이와, 같은 열이 났지만 경련은 하지 않은 아이의 혈액을 비교해 왔습니다. 그 결과, 몇몇 영양소가 경련을 한 아이에게서 더 낮게 나오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관찰됐습니다. 아직 '이것이 원인이다'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눈여겨볼 만한 흐름입니다.

철분 (Iron) [1, 2]

가장 근거가 탄탄하게 쌓인 영양소입니다. 국내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철결핍은 열성경련 그룹에서 49.2%로, 경련이 없던 그룹의 16.9%보다 훨씬 흔했습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도 철결핍성 빈혈이 열성경련 위험과 연관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빈혈까지 가기 전의 가벼운 철분 부족도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띕니다.
마그네슘 (Magnesium) [3, 4]

마그네슘은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눌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 대학병원 연구에서 열성경련 아이들은 대조군보다 이온화 마그네슘 수치가 낮고 저마그네슘혈증이 더 흔했습니다. 인도의 연구에서도 열성경련 아이들의 혈중 마그네슘과 칼슘이 유의하게 낮았습니다. 통곡물·견과류·녹색 채소에 풍부하지만,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에서는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입니다.
비타민 D [5, 6]

747명의 열성경련 아이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 혈중 비타민 D 수치의 중앙값이 28.8 ng/mL로 건강한 대조군(37.5 ng/mL)보다 뚜렷하게 낮았습니다. 비타민 D 결핍 비율도 경련 그룹에서 더 높았습니다. 여러 영양소를 함께 본 다른 연구에서도 비타민 D는 경련을 한 아이에게서 낮게 나타났습니다.
아연 (Zinc) · 셀레늄 (Selenium) [6, 7]

아연과 셀레늄은 몸의 항산화 방어에 관여하는 미량 원소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열성경련 아이들은 아연과 셀레늄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고, 산화 스트레스 지표는 오히려 높게 나타났습니다. 열이 나는 동안 늘어나는 산화 스트레스를 이 영양소들이 충분히 방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비타민 B12 · 엽산 (Folate) [8, 6]

신경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비타민입니다. 한 연구에서 열성경련 아이들의 비타민 B12 수치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고, 경련을 3회 이상 반복한 아이들은 엽산 수치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여러 영양소를 함께 본 연구에서도 B12가 낮게 나타났습니다.
비타민 C (항산화) [9, 10]

비타민 C는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입니다. 열성경련 아이에게서 산화-항산화 균형이 깨져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실험실 세포 모델 연구에서는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가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가지 공통점 
철분·마그네슘·아연·셀레늄·비타민 D·B12·C까지, 위 영양소들은 신경의 안정과 몸의 항산화 방어에 관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열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 균형이 흔들릴 때, 어떤 아이는 경련이라는 형태로 반응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 여기 소개한 연구들은 '경련을 한 아이에게서 특정 영양소가 낮게 나오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지, "영양소를 보충하면 열성경련을 막을 수 있다"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인과관계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만 아이의 평소 영양 상태를 골고루 챙기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결과들입니다.
참고문헌
  1. [철분] Jang HN, Yoon HS, Lee EH. Prospective case control study of iron deficiency and the risk of febrile seizures in children in South Korea. BMC Pediatrics. 2019;19:309. doi:10.1186/s12887-019-1675-4
  2. [철분] Kwak BO, Kim K, Kim SN, Lee R. Relationship between iron deficiency anemia and febrile seizures in childre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eizure. 2017. doi:10.1016/j.seizure.2017.09.009
  3. [마그네슘] Baek SJ, Byeon JH, Eun SH, Eun BL, Kim GH. Risk of low serum levels of ionized magnesium in children with febrile seizure. BMC Pediatrics. 2018;18:297. doi:10.1186/s12887-018-1271-z
  4. [마그네슘] Kanwar R, Makwana M, Choudhary S, Choudhary T, Jat S, Haritwal P. Serum magnesium level in febrile children with or without simple febrile seizures from 6 months to 5 years of age: a case-control study. J Neurosci Rural Pract. 2024. doi:10.25259/JNRP_164_2024
  5. [비타민 D] Zhang L, Lin X, Liu B, Liu Q.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serum 25-hydroxyvitamin D levels in children with febrile seizures in China. Scientific Reports. 2024. doi:10.1038/s41598-024-73850-6
  6. [아연·셀레늄·비타민 D·B12] Çığrı E, Çatan İnan F. Comparison of serum selenium, homocysteine, zinc, and vitamin D levels in febrile children with and without febrile seizures: a prospective single-center study. Children (Basel). 2023;10(3):528. doi:10.3390/children10030528
  7. [아연·셀레늄] El-Masry HMA, Sadek AA, Hassan MH, Ameen HH, Ahmed HA. Metabolic profile of oxidative stress and trace elements in febrile seizures among children. Metabolic Brain Disease. 2018;33:1509–1515. doi:10.1007/s11011-018-0258-7
  8. [비타민 B12·엽산] Özkale Y, Erol İ, Kılıçarslan B, Özkale M, Saygı S, Sarıtürk Ç, Sezgin N. Serum vitamin B12, folic acid, and homocysteine levels in children with febrile seizure. Turk J Pediatr. 2015;57:345–352.
  9. [비타민 C] Heydarian F, Heidari E, Jarahi L, Kani H. Serum vitamin C levels: a comparison between febrile children with or without seizure. Reviews in Clinical Medicine. 2022.
  10. [비타민 C] Scalise S, Zannino C, Lucchino V, et al. Ascorbic acid mitigates the impact of oxidative stress in a human model of febrile seizure and mesial temporal lobe epilepsy. Scientific Reports. 2024. doi:10.1038/s41598-024-56680-4
4. 놀란 부모님께 드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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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경련하는 몇 분을 지켜본 부모님의 마음을, 저는 진료실에서 수없이 봐 왔습니다. 
"우리가 열을 늦게 발견해서", "해열제를 제때 못 줘서"라며 자책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먼저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부모님 잘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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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경련은 열이 오르는 속도에 예민한 아이의 뇌가 보이는 반응이지, 열의 최고 온도나 부모님의 대처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해열제를 미리 열심히 먹인다고 해서 열성경련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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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부분의 단순 열성경련은 뇌에 손상을 남기지 않습니다. 아이의 지능이나 발달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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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련을 한 번 했다고 해서 반드시 다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설령 반복되더라도, 아이를 침착하게 옆으로 눕히고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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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하실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아플 때 잘 살펴 주시고, 평소에 골고루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건강한 일상을 지켜 주시는 것.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앞서 소개한 영양소 연구들도, 결국은 이 평범한 원칙이 왜 중요한지를 뒷받침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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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되고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언제든 저희 같은 의료진에게 물어봐 주세요. 부모님이 혼자 감당하셔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놀란 마음을 안고 응급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그 순간부터, 저희가 함께 아이를 살피겠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아이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증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